2020/09/26 14:01

35011 - 12SS.panzer division "Hitler Jugend" 6.kompanie 02 ARTO


드디어 두번째 12SS 6중대 인형을 소개해 올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완성 단계에 접어들기까지는 별문제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만...
마무리 단계 10%에서 정말 사람 골머리를 썩게 만드는 사고가 터져버렸습니다.

사연인즉슨 그동안 사용하던 에폭시 퍼티가 전부 동이 나는 바람에 재료를 바꾸게 되었고 그 과정 중 마감처리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새로 사용한 에폭시 퍼티는 마치 반투명처럼 빛을 반사하는 재질인 터라 표면 상태를 면밀히 확인 할 수가 없었고 그 결과 캐스팅 이후 엄청난 결과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매끈하게만 보이던 표면은 보기와는 다르게 상당히 거친 표면을 형성하였고 덧살을 붙여 마무리한 곳마다 거칠게 이어붙인 흔적을 남겼더랬습니다.
어쩔 수 없이 입자가 너무 거친 곳은 사포질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런... 접착력은 강한데 그 밀도가 떨어진다고나 할까요... 피막 표면이 부스스 으스러지듯 떨어져 나갔고 더욱 거친 흔적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옷 주름 같이 면적이 어느 정도 확보되는 부위에선 재수정이 가능하다지만... 얼굴과 같이 면적이 좁고 디테일이 밀집된 형상에선 그것마저도 불가능해져 버립니다.
결국 멀쩡히 조형해 둔 디테일마저 전부 밀어내고 다시 재작업을 해주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재료에 조금씩 적응해가며 재수정에 재수정을 반복~
총 4차례에 걸쳐 재수정 ,캐스팅 후 표면 확인 및 추가 작업을 반복해 준 이후에야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싸여버린 폐기물은 또다시 폐기 박스 한쪽을 가득 메우게 되었습니다.
물론 다시는 그 회사 에폭시 퍼티는 사용하지 않으리라는 크나큰 깨우침과 함께 말이지요.

자~ 이제 서론은 이쯤에서 줄이기로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인형 이야기를 해보기로 합시다.

36개로 이루어질 " 12SS.panzer division "Hitler Jugend" 6.kompanie " 의 인형중 두 번째 인형입니다.

이번 인형의 가장 큰 특징은 포즈에 있습니다.
그는 단지 서 있습니다.
확실히 이 인형의 특징이 포즈가 맞냐고요?
예, 그렇습니다. 

우선 그는 단순히 서 있습니다.
그는 뻣뻣하게 차례 자세로 서 있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콘트라 포스트로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저 서 있을 뿐이죠.
물론 다소 심심한 포즈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바로 그 "심심함"이 이 인형의 최대 포인트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린 생활 속에서 그와 같이 단지 서 있는 사람을 수도없이 마주하게 됩니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더욱 살아있는 포즈라고 볼 수 있겠지요.

그래도 이 인형이 심심해 보이신다면~
정성 들여 만든 전차 또는 장갑차량 옆에 그를 함께 세워둬 보십시오. 
그때야 비로소 이 포즈의 진짜 가치를 알게 될 것입니다.

이 인물 역시 1944년 2월, 훈련 중 촬영된 실제 사진 속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첫번째 12SS 인형의 주인공 바로 앞에 서 있는 인물이지요.

그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라면 푹 눌러쓴 약모와 옆으로 뻗쳐버린 머리카락입니다.
역시나 투블럭 컷이며 그의 직모에 가까운 머리카락은 그의 캐릭터 성을 더욱 강조해 줍니다.

모자는 끝단을 미간까지 푹 눌러쓴 모습입니다. 
중앙에 박혀있는 해골은 이마의 중앙에서 살짝 왼쪽으로 빗겨나가 있군요.
즉 모자가 살짝 틀어진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뜻이지요.
이런 사소한 차이 하나하나가 이 인물만의 개성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사진 속 인물들의 모습을 살펴봅시다. 
모두 똑같은 해군용 가죽 유니폼 상/하의에 똑같은 검은 약모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이제 각각 인물들의 면면을 유심히 들여다봅시다.
그들 모두 기본적으로는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인물에 따라 각각 다른 착용 상태를 보입니다.
즉 이런 단체 사진 속 서로 다른 모습을 통해 우린 그들 하나하나가 모두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임을 알 수 있는 것이지요.
검은 유니폼을 입은 군중은 이제 각각의 개인으로 분리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바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입니다.
단지 검은 가죽옷을 입은 2차대전 독일군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개성을 표현하여 살아있는 듯한 인물을 만드는것, 그것이 이번 작업을 통해 제가 표현하해보고 싶은 것입니다. 

조형 역시 이러한 인물 적 특징을 최대한 옮겨보았습니다.
사진 속 그의 표정과 특징을 하나하나 관찰해나가며 말이지요.

일광에 눈살을 찌푸린 채 살짝 미소를 띠고 있는 이 어리숙해 보이는 표정 역시 우리가 생활 속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평범한 표정이겠지요.
영웅적인 모습으로 우리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는 않지만 분명 생활 속에서 흔하게 접하는 진정 살아있는 사람의 표정일 것입니다.

그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진은 자칫 얼굴이 안 보인다는 이유로 별 가치가 없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이런 각도에서 더 많은 것들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바로 안면구조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더욱 입체적인 면 분할을 통해 보다 더 인종적, 인물 적 특징을 따져볼 수 있도록 만들어 주지요.

또한 그의 오른쪽 가슴과 어깨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로써 우리는 그의 계급과 가슴팍 주머니 등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지요.
어깨 계급장은 고정 버튼이 풀려 바깥으로 펼쳐진 모양입니다.
처음엔 에칭이나 별도 분할을 통해 사진 속 그대로의 모습을 재현해볼까 생각해 봤지만, 양쪽 계급장의 몰딩 차이가 벌어질수도 있고 조립에 번거로움만 더해질 터라 사진과는 다르게 올바르게 부착된 상태로 조형하였습니다.
가끔은 이렇게 사진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목적을 넘어서 타협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단 그것이 인물 적 개성을 해치지 않는다는 선에서 말이지요.

위 사진과는 다르게 왼쪽이 드러나는 사진입니다.
옷 소매에는 스트랩 바깥쪽에 달린 버튼이 생략되어 있음을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조형에서도 이러한 특징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목에는 상당히 화려한 무늬의 스카프를 두르고 있습니다.
그 재질이 얇아 보인다는 것 까지 말이지요.

어쩌면 가벼이 지나칠 수 있을 법한 특징들도 하나하나 쫓으며 그대로 재현해 보았습니다.
이런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가 그만의 특징을 보여주게 되고 이로써 그만의 개성이 갖춰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 인형만의 개성을 형성하게 되지요.

물론 이와는 별개로 이 복장만의 특징을 담아내는 것 또한 잊어서는 안 되겠지요.
원래 이 가죽제 상/하의는 정규 유니폼 위에 덧입는 해군용 작업복인 만큼 전체적인 옷의 품은 넉넉하게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측면에서 보자면 이처럼 허리와 엉덩이 그리고 허벅지에 이르기까지 품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딱 붙는 스키니진이 아니니까요.

사실 대부분 대전 당시의 유니폼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특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많은 원형사들은 이러한 점은 고려하지 않은채 단지 기계적으로 조형을 할 뿐이지요.
그래서 이전 글에서도 언급한바있듯 좋은 원형인지 살펴보고자 한다면 반드시 뒷모습을 체크해보아야 합니다.

물론 인형이 동세를 취하고 있다면 그 상태를 파악하기 힘들어 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탠딩 포즈라면 그것은 한눈에 들어오게 되지요.
특히나 이처럼 특별한 동세 없는 스탠딩 포즈라면 더더욱 말입니다.
역시나 이번 인형의 또 다른 체크포인트입니다.

첫 번째 인형과 함께 세워보았습니다.
실제 사진대로라면 두 인형의 위치는 정확히 반대가 돼야 겠지만~
그것과 관계없이 함께 배치한다면 이 구도가 좀 더 안정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두 인형만으로는 상황 연출이 다소 부족해 보입니다.
이제 뒤이어 소개할 세 번째 12SS 인형이 더해진다면 더욱 더 안정적인 구도가 형성 될 것 입니다.

여담이지만 현재까지 주변 분들이 이 인형에 대해 들려주신 평가는 너무도 상반되어 있습니다.
한편에선 실 생활 속의 자연스러운 인형이라며 극찬을 해주셨고 다른 한편에선 왜 하고많은 인형 중에 이 친구를 먼저 발매했냐는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해 주셨습니다.
전자는 저와 같은 시각에서 이 인형을 높게 평가해 주신 것일 테고 후자는 그 의도는 좋지만, 과연 이것이 시장성까지 갖출 수 있겠느냐는 다소 냉정한 평가일 것입니다. 
그래서 별칭까지 생겼다지요.

바보 한스~

어리숙해 보이는 자세와 표정, 전혀 시장에서 통할 것 같지 않은 상품성까지 생각한 정말 딱 어울리는 별칭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저 역시 그러한 점을 걱정하여 그동안 이 친구의 완성을 근 10년 넘게 미룬 채 원형 박스 안에 고이 모셔두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제가 이 회사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런 마이너함 속의 매력일 테니 말이죠.
물론 다음에는 보다 더 멋진 포즈의 인형을 기획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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